2018년 12월, 아무것도 모르던 우물안 개구리가 개발자로 취직하기 위해 서울로 상경했다.
당시엔 아는 개발자도, 구인 구직 정보도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무작정 서울에서 살고싶고 일하고 싶은 마음에 졸업작품 포트폴리오로 만든 Spring, Java관련 회사에 지원을 했고
많은 탈락의 고배를 마신 후 학교 선배가 다니고 있는 회사로 첫 출발을 하게 되었다.
첫 직장은 웨어러블 디바이스, 하드웨어를 개발하는 회사였고 정부과제와 함께 진행하고 있었다.
기술스택도 체계도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회사였지만 개발자로써 백지 상태의 나에겐 첫 단추를 끼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처음 맡은 업무는 다음과 같다.
- 사내 홈페이지 유지보수
- SI성 프로젝트 유지보수
사내 홈페이지는 Centos7, nginx기반의 html로 구성되어 있었고 유지보수 보다는 정말 단순한 수정이었다.
하지만 SI성 프로젝트의 유지보수는 3년전 그때가 아직도 생생하다.
사수(?) 분께서 8Gb가량의 알집파일을 주시며 검토해보라고 하신거시다..
C 기반의 프로그램이었고 Websocket, Redis, MS-SQL 등 알 수없는 라이브러리들과 함께 어우러진 코드였다.
물론 3일동안 외부업체에서 스터디를 해주셨지만 Java , Spring 기반의 웹 프로젝트만 진행했던 나로써는 이게 무엇인가 싶었으며, 도통 봐도 이해가 도무지 되지 않았다. 그렇게 한달 가량 프로그램 구축과 로그를 하나하나 확인해보면서 적응을 시도해봤지만 점점 더 미궁속으로 빠져들게 되었다. 학교에서 배운 C언어와는 전혀 다른 세계였다!
고객사에서는 트러블 슈팅을 요청하고 나는 프로그램 조차 이해를 못해 답변도 하지 못하는 아주 아름다운 상황이었다.
사수(?)분께서 나름 도움을 많이 주셨지만 나는 이걸 왜? 해야 하는지 조차 이해가 되지 않았고 곧 자괴감에 빠져들었다.
그렇게 몇주가 지나고.. 학교 선배도 도움을 주고 나도 다시 마음을 잡고 진행하다 보니 어찌어찌 이해가 되기 시작했고
고객사에 출장도 몇번 왔다갔다 하더니 이제는 PHP를 하게 되었네?
지금은 PHP 버전 업도 많이 되었고 좋은 프레임워크와 문서, 커뮤니티가 발달 되어있지만 그 당시엔 PHP 왜 씀? 웹은 JAVA지! 라는 고정 관념에 박혀 있었다.(교수님들도 PHP를 폄하....읍..)
어찌어찌 기존 개발 되어있는 레거시 PHP를 어떡할까 고민하던 중 개발 되어 있는 규모도 크지 않았기 때문에 Laravel Framework로 어렵지 않게 전환하게 되었다.
1년차 개발 내역은 다음과 같다.
2018.12 ~ 2019.12
- 사내 홈페이지 리뉴얼
- SI성 프로젝트 유지보수 및 신규 개발(
출장3개월,,,) - 레거시 PHP -> Laravel 전환
- Git, Github 도입
- 정부 과제 Laravel 진행
되돌아보면 2020년 개발이 가장 힘들었고 재밌었는데 일복도 많았고 잦은 인력 변동, 미래의 불투명성, 개발 정체성의 혼란 등.. 다이나믹 했던 해였다.
어찌어찌 19년도 1년차를 보내고 서울 생활도 익숙해지고 Larave도 익숙하던 차(당시의 착각이였다.) 20년도 1,2분기는 기존 진행하던 정부 과제 유지보수, SI성 프로젝트 유지보수, 각종 고객사 시연용 페이지 개발을 진행하면서 B2C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3,4분기 때는 본격적으로 웹, 통신서버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중간중간 기획이 바뀌는 상황이 있어 전체적인 프로세스가 흔들리는 경우도 있었으나 개발자로써 첫 서비스였기 때문에 예쁘게 개발하도록 노력만 했던것 같다.
웹은 Laravel, 통신서버는 Node.js로 시작했다. 웹 같은 경우에는 주로 API 통신이 주 였기 때문에 구글링도 하고 서적도 참고하며 개발했고 통신 서버는 참고할 만한 사항이 없어 애를 먹었다. 개발은 역시 삽질이라 했던가 OS별 TCP 동작 방식부터 재전송, 패킷 분석, 바이너리 통신 등 발목을 잡힌 상황이 정말 많았지만 당시 임베디드 개발자님 덕분에 많은 도움을 받아 개발을 완료하게 되었다.
2년차 개발 내역은 다음과 같다.
- SI성 프로젝트 유지보수
- 정부 과제 Laravel 진행
- API 서버 개발
- 백 오피스 개발
- 통신 서버 개발
몇번의 사무실 이전과 멈추지 않는 인력 변동, 분위기 등 첫 시작했던 개발 환경과는 사뭇 달라진 한해 였다.
사직서는 항상 마음에 품고 있다고 했던가 사실 퇴사는 1년차때부터 계속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의지 부족, 익숙해진 환경, 다른 곳으로 이직할 수 있을까의 두려움 등 많은 핑계로 주저했던것 같다.
막상 3년차가 되면서 많은 두려움이 닥쳐 왔고 하루는 내가 여태 무엇을 개발했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작성해봤는데 정말 암담했다. 무언가 개발은 했지만 깊이가 없고 따로 공부하는것도 없으며 그저 그렇게 개발하는 개발자가 아닌 코더가 되어 있던 것이었다.
이 또한 예전부터 자각은 하고 있었지만 그냥 그저 그렇게 월급 받으며 물 흐르듯이 지나왔던 것 같다.
나 자신이 갑자기 바뀔 수는 없었고 몇가지 방안을 생각 해봤다.
1. 블로그 포스팅
2. 개인 위키(노션) 정리
3. 동영상 강의 정리
사실 많은 도움은 되지 않았지만 사람들에게 개발 이외에 무언가 하고 있다는걸 보여 주고 싶은 마음이 더 컸던것 같다.
그렇게 3분기 퇴사를 결심했고 원티드, 사람인 이력서, 기술 경력서를 작성하고 11월 초 퇴사를 통보하게 되었다.
(퇴사 전까지 출장..)
원래 2주전 글을 쓰다 임시저장 했던 터라 당시에 적으려 했던 내용이 생각나지않아 급박하게 글이 끝나게 된 것 같다.. 적을 내용이 상당히 많았던 것 같은데 당시의 분노가 많이 사그라졌진 것 같다.
첫 회사에서 너무 많은 쓴맛을 봐서 그런지 화가 나는 상황도 많았고 분노했던 상황도 많았지만 이미 퇴사한 마당에 나쁜 기억보다는 좋은 기억만 남기려고 한다(정신건강에 이롭게..). 물론 재밌고 즐겁웠던 상황도 많았다 !
제일 후회됬던 점은 다음과 같다. 더 많지만 현재 생각나는 건 이것 밖에 없다..
1. 커뮤니티 활동을 안한 점
2. 알고리즘 공부를 안한 점
3. 개발자들과의 소통..?
4. 사이드 프로젝트
5. 프레임워크 코어 분석
좋은 기회로 이직한 만큼 지금부터라도 다시는 코더가 되지 않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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